연구소 게시판에 누가 올려 둔 글입니다. 주로 software 이야기지만 hardware에도 적용되는 것 같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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관리자와 개발자

① 관리자들은 전자신문에서 읽은 XML, 모바일, CMS 등의 신기술을 열거할 줄 아는 것만으로 자신은 관련 기술을 이해하고 있는, 비전이 있는 관리자라 생각한다.

② 관리자들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기능들을 나열한, 혹은 데이터베이스와 서버를 나타내는 도형들을 몇 개의 화살표가 이어주는 10페이지짜리 파워 포인트로 제품 설계가 끝났다고 생각한다.

③ 관리자들은 회사의 필요에 따라 프로젝트 기간을 정하고 이를 엄수하는 것은 개발자로서 최소한의 의무라고 생각한다. - 외국에서 6개월 걸리는 프로젝트를 3개월만에 끝내도 회사가 2개월안에 판매해야 이익을 볼 수 있는 경우라면 개발자 때문에 실패한 프로젝트라고 생각한다. ④ 관리자들은 개발자들이 신기술을 익히기 위해 업무 시간에 스펙을 보거나 관련 사이트를 브라우징하는 것은 업무 태만이라고 생각한다. 하지만 신기술을 적용해야 하는 제품을 원하는 기간에 만들 수 없다면 무능한 개발자로 취급한다.

⑤ 프로젝트의 설계와 테스트에는 절대 많은 시간을 투자하지 않는다. 오직 개발자의 축적된 꼼수와 밤새운 삽질로 겨우 돌아가는 제품이 완성됐을 때 버그라도 하나 발견되면 개발자는 거의 도덕적으로 큰 잘못을 저지른 것 같은 질책을 받는다.

⑥ 제품이 성공하면, 이는 관리자의 프로젝트 관리 능력과 비전, 그리고 무엇보다 영업팀의 적극적인 마케팅이 주효했다고 생각한다. 그리고 인센티브도 그들이 나눠 갖는다(개발자들에게는 "xx씨 이제 프로젝트도 끝났으니 놀겠네" 정도 인사치레를 해주는 사람들도 있다).

⑦ 관리자 한 명을 키우는 데는 많은 경험과 노하우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. 영업사원 한 명에게는 직책에 적합한 아이디어와 성격, 그리고 무엇보다 인맥이 중요하다고 본다. 하지만 개발자 한 명은 언제든지 구직 게시판에서 데려올 수 있다.

⑧ 관리자가 원도우 XP가 필요할 수도 있고 영업 사원이 최신 노트북이 필요할 수 있는 것은 이해한다. 하지만 개발자가 모델링 도구나 O-R 매핑툴, 또는 프로파일러가 필요하다는 사실은 결코 이해하지 못한다.

⑨ 신문에서 벤처 기업의 성공담을 읽는다면 "분명 저기에서 일하는 개발자들은 매일 밤새워 일 할거야. 근데 왜 우리 직원들은 저 모양이지?" 하며 10시에 퇴근하는 개발자들을 원망한다.

⑩ 개발자는 한 번 손을 댄 제품에 대해서는 무한 책임을 진다. 고객에게 문의 전화가 오거나 문제가 생기면 "그거 누가 만들었어? xx 데려와 봐" 하는 식으로 이미 다른 프로젝트에 정신없는 개발자에게 책임을 떠넘긴다.